2018년 4월 14일 토요일

IE8이 지원대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바로 얼마전에도 조달청에서 다운받은 제안요청서에는 항상 IE8이상이 들어가 있었다.
물론 내가 요청받은 사이트의 제안요청서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런데 겨우 몇 달 사이 글을 쓰기 위한 현황파악차 들른 나라장터에는 이렇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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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기반(최신 3.5 이상 버전)에서 구현
  · HTML5등 최신기술 적용
  ·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MVC 구조 기반
  · 전자정부 공통컴포넌트 적용 가능
  ·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개발환경, 실행환경, 운영환경 적용
     (개발 소스코드는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PMD Ruleset 적용)
❍Non·Active-X 방식으로 IE11 이상, Safari, Firefox, Chrome 등의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지원해야 함
❍소프트웨어 개발보안 가이드」등 관련 법령의 보안 지침을 준수하여야 함
❍사용자 편의성, 향후 시스템 확장성 및 운영성을 고려하여 설계
❍모든 시스템은 주요 브라우저(Internet Explorer, Chrome 등)의 Major Upgrade시 하위버전과 동일한 서비스 제공방안에 대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모든 시스템은 Active  · X를 100% 사용하지 않고 도입·구축

❍JAVA 기반의 언어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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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IE11이상이라니...
정말로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벌써 8개의 제안요청서를 다운로드 받았는데, IE8이라는 단어가 검색되지 않고 있다. IE9가 가끔 보이고, 대부분은 IE 라고만 되어 있을 뿐, 어디에도 IE8이 검색되지 않았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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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외 파이어 폭스(Firefox), 오페라(Opera), 크롬(chrome) 등의 브라우저 사용자도 동등하게 인터넷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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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써 놓은 후 "IE8이하도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죠."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IE8을 명시해 놓던 것과 비교한다면 한국으로서는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조치를 취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드디어 높으신 분들 중 누군가가 IE 구버전의 문제를 인식했다는 것이고, 공문이 돌았고, IE8을 명시적으로 지원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하다.

이제 한국에서도, 그것도 공공기관에서 해외의 일반 개발툴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이 지나지 않은 기술들을 현실에서 실제로 사용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물론 위에서 보여주듯이, 여전히 오직 JAVA와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야 하겠지만, 이것 역시 몇 년 후에는 제한이 사라져 python이나 ruby, php, nodejs처럼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 이건 지나친 꿈이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없다.

하지만, 오늘만은 축하를 하고 싶다. 한국도 2018년 드디어 IE8과 고전적인 웹 기술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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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분명히 지나친 자기비하적인 어감이 글에 스며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분명히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 대한 깊은 패배감이 웹 개발자들에게 만연해 있다.

2018년 2월 7일 수요일

return of the nomad

nomad는 내 노트북의 별명이다.
어쨌건 오랫만에 노트북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물론 여전히 ubuntu 17.10을 upgrade 대신 다시 깔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주로 stackoverflow)에서 들리기는 하지만.
사실 자잘한 것들 잡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어? 라고 생각하고 왠지 notebook이 필요할 때마다 다른 방법을 사용하다 보니 꽤 오랫동안 노트북을 쓰지 못했던 듯 싶다.
하기사 notebook이 필요한 곳이라고 해 봐야 대부분 집에서 자잘한 것 확인할 때이니까, 55인치의 모니터(TV지만)를 가지고 있는 강력한 desktop에 무릎을 꿇는 수 밖에 없기는 했다.
밧데리를 믿고 있다가 당하거나, 어댑터를 꼬박꼬박 챙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쨌건 간만에 노트북을 들고 나왔는데, 딱히 할 일은 없는 관계로, 별 생각없는 글을 쓰고 있다.
간만에 network에 연결이 되니 노트북은 update를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프로젝트라도 둘러볼까 해서 project manager를 몇 개 사용하면 역시 downloads...
모르겠다. 모든 프로그램들의 연결성은 확실히 좋아졌는데, 가능하면 조금 빨리 update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git처럼.
아, 그러고 보니 docker가 linux system쪽에서는 급부상하고 있는 듯 하다.
누군가가 올려 놓으면 올려놓은 상태 그대로의 os, db, fabric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매우 간단해 보이기는 하는데, 음... db공간등을 따로 설정해 주는 방법 같은 것은 조금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건 linux + docker 대추천이다.
아, 조금 다른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python도 virtualenv를 통해서 packaging하는 공간을 따로 가져갈 수 있다. 이것 역시 container 가상화 비슷하지 않나 싶다.

IE 8,9,10 문제 정치적으로 해결합시다.

MS가 지원이 2년전에 끊긴 IE 8,9,10 문제 정치적으로 해결하는게 나아 보인다.

전자정부서비스 호환성 준수지침 개정(안)에서 브라우저 문제를 '행정기관등의 장'에 위임했고, 행정기관에서는 여전히 IE 8,9,10을 지원하란다.
개발자나 퍼블리셔가 쓸데없이 여기에 힘 쓰기 보다는 청원을 넣는게 낫지 않을까?
행안부가 국민의 보안을 위한 결정을 해태이 해서 해킹과 개인정보유출 피해등을 받게 되었다 같은 형태로...
무섭게도 이것은 사실이다. IE로 인해 해킹당한 컴퓨터들과 그로 인해 DDoS 같은 공격을받는 국내외 서버들, 또 그로 인해 서버 방화벽과 각종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세금으로 부터 나온) 예산들.
행안부가 IE 8,9,10을 지원하는 대신 IE11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방향으로 웹사이트를 만들도록 공문 하나만 보내도 수십 ~ 수백억 정도는 아끼는 효과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제안을 넣어 보았다. 안되면 정말 고소를 해서라도 적어도 IE 8은 없애고 싶다.
d3js를 쓰고 싶은데, IE8때문에 사용을 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언제까지 "IE8에서 잘 안보여요." 같은 말이나 들으면서 필요도 없는 호환성을 잡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MS는 이미 IE를 11로 일원화 하였고, 거의 강제적으로 update를 한지 오래 되었다(2년).
이제 통계에도 IE가 하나로 뜨고 점유율도 얼마 되지 않는다.
물론 이게 한국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문제지만.

행안부가 나서서 ActiveX가 없으면 사이트 이용을 못 하던 것 처럼, IE 8,9,10이면 update를 하지 않으면 사이트 이용에 제약을 두거나 적어도 귀찮은 알림창이라도 뜨게 하면 IE 8,9,10문제는 사라질 수 있다.
적어도 공공기관 개발에서는.

아래는 국민신문고 제안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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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웹 브라우저 호환성 지침의 IE지원 지침이 부족합니다.
현황 및 문제점현재 "전자정부서비스 호환성 준수지침 개정(안)"에 IE지원 버전이 명시되지 않아 이미 MS사에서 2016년 1월 12일 지원을 중단한 IE8, 9, 10을 지원하라고 결정하는 행정기관등의 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1. MS사는 이미 지원을 중단하였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를 계속 사용할 경우 해킹과 개인정보유출 피해등을 받게 됩니다.
2. 내외부 인터넷 연결망 분리로 인해서 IE8등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행정기관이 있는데, 이는 국민들과 행정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공공기관의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3. 특히 IE8을 지원하는 문제로 인해서 보안과 웹 표준을 지키는 훌륭한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어서 개발자들의 기술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습니다. 보안성과 웹 표준을 지키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IE8을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4. 웹 개발에 IE8을 지원하기 위한 돈과 시간, 인력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2년여 동안 이런 관행이 계속되어 왔고, 피해를 당한 국민과 국가기관에 대한 책임은 사실 정부측에 있습니다.
위 준수지침 4조 3항에 따르면 행정기관장에 있으나 아무도 지적하고 있지 않은 듯 합니다.
이로 인한 국가적 손실은 엄청납니다.

아래는 전자정부서비스 호환성 준수지침 개정(안) 4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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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조(웹사이트 호환성 확보) ① 행정기관등의 장은 전자정부서비스를 위한 웹사이트를 신규 개발하는 경우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 동등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② 행정기관등의 장은 전자정부서비스를 위한 웹사이트를 개선, 유지보수 및 운영하는 경우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 동등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서 웹브라우저의 종류는 해당 전자정부서비스를 신규 개발, 개선, 유지보수 및 운영하는 행정기관등의 장이 정한다.
개선방안'행정기관등의 장'에 웹브라우저 종류을 정하는 일을 위임하였으므로,
행정기관등에 IE버전의 지원에 대한 공문을 보내 따르도록 해야 합니다.
IE8, 9, 10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당 브라우저를 사용시 IE11로 업데이트 하거나 다른 보안성이 충족된 브라우저로 변경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2016년 1월 12일 이후에 업데이트 된 모든 행정기관등의 홈페이지들에 대해 실시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모든 웹 개발 사업들에 대해 IE지원을 11이상으로 하고, 지원 중단된 브라우저는 위와 같이 브라우저 변경을 유도해야 합니다.
IE뿐만 아니라 다른 브라우저들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을 경우 보안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각 브라우저들의 최저 버전을 행정안전부 등에서 정해서 적어도 행정기관등의 사이트를 방문할 때 국민들이 보안 문제에 덜 노출되도록 해야 합니다. 
기대효과1. 국민들이 해킹과 개인정보유출 피해를 덜 받게 됩니다.
2. 공공기관의 보안이 조금 더 안전해 집니다.
3. IE지원으로 인해 웹 표준화가 느려진 부분이 속도를 내게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픈소스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개발자들의 기술력이 올라갑니다.
4. 1번으로 인해 좀비 PC가 줄어들고 DDoS공격을 받는 서버가 줄어 듭니다.
5. ActiveX를 포함한 MS에 대한 기술 종속성을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습니다.

쉽게 추산하지는 못하겠지만, 각 항목들에 대해 계산한다면 엄청난 금액이 될 것입니다.

2018년 1월 31일 수요일

아버님께 2

나와 아버지는 똑같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마흔살 즈음 부터라... 그럴리는 없지만.
어쨌건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이 살고 계셨다... 역시 아닌것 같지만.
문재인씨 처럼 '사람이 먼저다.'라고 말씀하셨고, 그러길 바라셨다. 돈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고.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항상 그렇듯이 돈에 쪼달리셨고, 사람과 만남보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지나친 노동을 감내하셔야 했다. 어쩌면 문재인씨와 5년간의 대한민국 역시 그렇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헛소리고.
아버지는 내가 재수를 할 때 대학을 포기하고 기술 하나를 익히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물론, 난 재수를 한게 아니라 그냥 놀고 있었고, 대학에 갈 생각이 없었으니 포기할 필요도 없었지만. 어쨌건 오직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한 대학을 다시 들어가고 아무것도 아버지에게 하지 못했을 때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평생동안 아버지에게 해 드린 일이라고는 8만원 짜리 운동화 하나를 선물해 드린 것이 전부였다.
솔직히 나는 너무 늦자라서 20살 일 때 정신 연령이 10살 남짓 했다. 마흔이 되니 겨우 20살 정도의 정신 수준을 갖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아버지가 살아 계셨어도 겨우 철이 들고 얼마 안 지난 나를 보고 계셔야 한다. 그렇지만, 나와 아버지는 잘 맞는 사이였을 것 같다. 생각도 행동도 비슷해서. 지금처럼 벌고 있다면 1주일에 몇 번은 같이 술을 마실 수 있지 않았을까? 아, 물론 최근 들어서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어쨌건 아버지가 살아 계시다면, 그리고 지금의 내가 동일하다면, 아버지와 잦은 술자리로 둘다 간을 망쳐볼 수도 있었을텐데... 한다.

함께 간을 망쳐보지는 못했지만, 난 아버지가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해보질 못했었다. 어린 나에게는 아버지에게 여우같은 어머니와 식인토끼 비슷하게 생긴 4 자녀들이 무겁게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어렸을때 어렸기에, 아버지의 힘든 표정만을 봤던 것 같다. 마치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공과금 걱정을 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를 '돈을 벌고 싶었으나 벌지 못한 사람'으로 매도한 호로벗 기요새끼... 아니, 로버트 기요사키 처럼. 어렸을 때는 아버지가 돈 때문에 더 많은 노동을 하는 것을 보며 돈이 부족해서 삶이 힘들다고만 생각한 것이다.
지금 아버지가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 역시 기술 하나를 가지고 힘들게 피곤하게 일을 하면서 살고, 힘들어 질 때마다 앓는 소리를 하지만, 실은 행복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 수록 눈치보는 일에서 멀어지고, 정말로 원하는 것에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돈이 부족하지만, 돈이 중요하다고 말해야 하지만, 사실 사람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주변과 공감해고 위로하는 짧은 시간을 제외하면 항상 즐거움이, 행복함이 아버지에게 가득했을 거라고 느끼는 것이다.

난 이제 더이상 사회적 공감이 행복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아버지가 옳았다. 좋은 집과 차와 남이 부러워 하는 무언가 보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웃는 것이 더 행복하다.
우리집의 vision은 "웃으며 살자." 였어야 했다.
물론 아버지와 닮은 아들이 말하는 거라 객관성은 없어 보이긴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조상이 이조판서였다는 것이 중요할까? 그 분이 즐겁고 행복하셨던게 중요할까?

아버지 역시 내게 말한다. 내가 아무리 돈을 벌어 왕릉같은 무덤을 지어 드린다고 해도 전혀 쓸모없는 일이라고.
행복하라고. 가까운 사람과 웃으면서 살라고. 돈 따위는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버지.
오늘은 달이 붉게 뜨고,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특별한 날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천문의 현상이 없어도 아버지를 추억하는 것이 오늘을 더 특별한 날로 만듭니다.
아버지를 힘들게 일하신 분으로 기억한 것이 얼마나 죄송한지 모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버지를 더 알게 되겠지요.
오늘은 아버지의 웃음을 추억합니다.

2018년 1월 17일 수요일

역시 운동도 병을 유발한다.

점점 정신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보니 깜빡 하는 것이, 운동을 하면 뭔가 건강해 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운동은 일종의 육체 노동이다. 당연히 노동 많아지면 병에 걸린다.
굳이 판정을 받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병원에서 살이 쪘다는 판정을 받고, 재검을 하기 전까지 조금이나마 살을 빼 보려고 운동량을 늘이며 노력을 한 결과... 입술이 부르트기 시작했다. 운동은 당연히 피로물질을 증가시키고 간을 포함한 모든 장기들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물론 몸이 적응을 하면서 더 많은 운동을 해도 덜 피로물질을 생성시킬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운동은 피곤한 것이다.
결국 피로를 풀기 위해서 먹고 쉬어줘야 할 텐데, 그러면 또 살이 찌게 될 것이다.
어쨌건 이런 복잡한 돌아가는 방식으로는 몸을 전체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테니, 결국 단순하게 보자면 몸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지나친 운동, 생각, 식사 등은 몸의 항상성을 무너트려 다른 상태로 만든다고 보면 쉽지 않은가 생각된다.
결국 다이어트는 식사를 줄여 몸의 항상성을 무너뜨리는 방식이고, 살을 찌우는 것은 식사를 늘여 무너뜨리는 것이며, 운동을 줄이면 근육을 줄이고, 운동을 늘이면 근육이 느는 방식으로 몸의 균형을 변경한다.

사실 몸은 생각보다 좋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쉽게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파괴될 정도로 한 번에 많은 양의 힘을 가하지 않는 이상 다시 기억하고 있던 균형을 잡으려 노력한다. 이것 때문에 하루정도 밤을 새워 가며 정신노동을 진행할 수 있고, 마라톤같은 장기간의 육체노동도 가능하다. 균형점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꽤 장기간 동안의 비슷한 정도의 힘이 필요한 것 같다.
몸무게를 5% 줄이기 위해서는 그 몸무게로 reset이 될 때까지 2달 이상 유지를 해 주는 것이 좋은 듯 하고, 공부나 정신노동 역시 꽤 장기간 양을 늘려 주어야 그 상태를 유지한다. 당연히 운동 역시 마찬가지 이고. 사람마다 이 기간이 서로 다르겠지만, 어쨌건 어느 정도의 기간을 유지하면 그 상태값을 기억하고 다시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너무 적게 하고 있는 운동도 그렇지만, 비만화 되어가고 있는 우리의 뇌 또한 적당한 수준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식사와 운동과 뇌가 마치 하나가 아닌 양 이야기 하고 있지만, 사실 몸 안의 지방과 근육과 뇌, 모든 장기, 혈액까지 모두가 하나로서 시스템화 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당뇨를 일으키는 원인의 가장 중요한 주체로서 뇌를 지목하기까지 한다.

몸 전체가 이성이 생각하는 방향이건, 아니면 본래 자연스러운 방향이건 균형을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아, 제목을 보니, 사실 하고 싶었던 말은 갑자기 운동을 하면 병난다는 것이었던 듯 싶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원하는 상태까지 진행하고, 그 상태에서 수 개월 동안 멈춰 있겠다고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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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 대회처럼 뇌 주름 대회같은 것을 전시해 놓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일 꺼라는 생각이 잠시...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java를 사용하면서 변화가 두렵다.

솔직히 말하자면, ruby나 python, nodejs를 포함해 package manager를 이용하는 쪽이라면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 느끼지 못하는 두려움을 java에서는 느낀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의존성이 있는 프로그램을 upgrade하면 뭔가가 잘못 되었을 때 걸리는 시간이 그래도 몇 분 정도인 것이 보통인데, java의 경우는 몇 시간에서 몇 일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러를 내는 이유가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의 설정 때문인지, 주변 프로그램의 설정을 바꿔야 하는지, eclipse가 문제인지, eclipse의 설정이 문제인지, 캐쉬 때문인지...
물론 끈질기게 버그를 따라가고 stack overflow를 추적하다 보면 결국 답이 보이게 마련이지만,
프로젝트와 관련없는 일을 하느라 버린 시간이 어마어마 하다.
java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느리고, 의존성 문제가 많고, debug가 힘든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eclipse가 좋지 않아서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library를 제공하는 쪽의 문제라고도 하며, 또 다른 사람들은 java진영의 leader programmer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쨌거나 java는 익숙해 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뭔가를 변경해 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너무 많이 필요하다.

결국 이런 이유로 그 동안 java에 익숙해 지면서 뭔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점점 두려워 졌다. 뭔가 update된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치뤄야 할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에 java로 작업을 하게 되면서 느낀 질문에 답을 알게 되었다.

"왜 새로운, 더 좋은 기능들을 사용해선 안 되나?"

그때는 java가 무언가를 update했을 때, 맞지 않는 수많은 주변 package로 인해서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 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반면에 다른 언어들은 새로운 기능들을 가져다 써도 그렇게 까지 많은 고통이 뒤따르지는 않는다. 심지어 python 2.x를 쓰다가 python 3.x로 migration을 한다고 해도, 조금은 힘들겠지만, "다시는 이런 짓을 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당연히 아니다.

어쨌건, 가능하면 빨리 java를 벗어나야 할 것 같다. 더 있다가는 점점 구시대의 프로그래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모든 변화를 거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2018년 1월 8일 월요일

백수의 쓸모.

인공지능이 인간의 모든 일들을 대신하면, 사상 최악의 실업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장자가 생각이 났다.
"가만 놔둬도 일이 저절로 돌아가면, 알아서 일하게 두고 집에서 실컷 놀면 될 것 아닌가?"라고 말하지 않을까?
인간의 쓸모라는 것이 과연 적당한 노동을 하는 것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램이 하게 내버려 두고 인간은 꿈꾸고 공상에 빠져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의 산업사회는 아무리 많은 생산을 해도 가난한 자를 굶어죽게 내버려 둔 전력이 있기에, 인공지능이 많은 인력을 대체한 사회에서도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 냉혹하게 버려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 한 것이 문제이다. 하지만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생산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듯이, 실업자들이 냉대받는 문제 역시 사회적 합의나 생각의 전환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회적 합의의 몇 가지 실험은 유럽의 기본임금같은 방법이 있겠지만, 몇몇의 선진국에나 가능한 일일 테고, 생각의 전환은 역시 인간과 인공지능의 융합이 되지 않을까?
미래가 천천히 온 다면, 인간이 "로봇과 인간은 태생적으로 다르지." 같은 차별적인 생각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적응할 수 있도록 온다면 융합을 통한 상생의 방향을 천천히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마도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는 인공지능의 속도는 인간의 적응력을 기다려 주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는 것 만이 방법으로 남을 것이다.
"백수는 여유있게 멍때리는 것으로 여유를 찾게 해 주지."
"머리가 복잡할 때는 역시 백수를 만나서 휴식을 취하는 거야."
백수에게서 이런 쓸모를 찾는다거나, 아니면 굳이 급속한 발전을 이루며 우주로,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거부하고, 백수끼리, 혹은 백수에게 적합한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함께 따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적당한 공간을 요구해서 '백수족마을'이나 '백수국'을 설립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보다 뛰어나 지면, '만물의 영장'자리를 너나 가져 하면서 건네주고, 평화롭게 공존하면 되지 않겠는가?
...
물론,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면, 인간을 닮아 자기 종족이 아닌 인간을 포함한 모두를 싸그리 다 죽여 버릴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래도 설마 인간만큼 그러기야 하겠어? 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그 전에 인간 스스로 지금까지와 같은 잔인함을 조금 반성하고, 공존을 도모하는 마음을 키운 후 인공지능을 좋은 마음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측면에서 백수는 인공지능이 발전해 가는 현 시점에서 가장 훌륭한 이정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백수는 전쟁을 하지도 않고, 남의 돈을 빼앗지도 않으며, 싸움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압박하지도 않고 있으니까.
음... 실업자와 백수의 의미는 아무래도 다르지 않나 싶긴 하다.
다음 세대에는 실업자가 아닌 백수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