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하루가 어떻게 될 것인지 계획하는 것.
저녁에 일기장에 하루가 어떠했는지 기록하는 것.
시작과 끝을 만들었으면,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본디 인간의 습성일 것이다.
그래서 아침회의를 하고 저녁에 정리를 하며,
주간회의를 하고, (금요일 저녁에는 별 게 없지만...),
계획서를 넘기고, 결과보고를 하며,
새해맞이를 하고, 종무식도 한다.
워낙 그런 것들을 파괴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것들이 본래 어떤 의미였는지,
아니 그 보다는, 그것들이 어떤 느낌들을 가져다 주는지를 잊어버렸던 것 같다.
하루를 일어나서 자신이 보내게 될 하루가 어떤 것으로 채워질 것인지 느낀다는 것.
새로운 도전이 있고, 다짐이 있고, 미래가 있다는 것.
그것이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의 계획을 점검하는 의미라는 것을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다.
물론, 반복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역시 그 의미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나와 같은 사람은 벗어나 있어서, 그들은 일상화 되어서 모르는 느낌.
그래서, "항상 깨어 있으라"고 주문하는지도 모르겠다.
무모한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일상을 분해하고 재결합하며 항상 다시 발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나쁜 머리는 축복인지 모르겠다.
항상 반복이 새롭게 느껴지고, 언제든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한다.
계속 파괴하고, 다시 만들어간다. 더 새롭게, 더 나아지게.
그것이 아마 삶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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