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7일 토요일

끝의 시작.

물론 최악의 상황은 피한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물어보고 싶다.
"나는 어떠니? 나는 어디에 어떤 포지션에 있는 거니?"
물어볼 수 없고, 대답도 없는 이런 질문들을...
우리는 보통 유기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가 아무런 존재를 느끼지 못하겠을 때, 그리고, 어떤 대답을 쉽게 얻고 싶을 때?
물어보고야 만다.
"나는 누군데?"
나 역시 다른 사람처럼 이런 질문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두렵다.
하지만, 취김이 아니라면 언제 물어볼 수나 있나?
사람들의 그런 안일함에 어떻게 감히 질문할 수나 있을까?
내가 사람들을 몰아 붙이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것은 물론 절망적인 대답은 아니다.
사실은 귀찮은 듯이 "그런 걸 왜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냐?" 정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괴상한 창조물은 그걸 듣고 싶어하고 마는 것이다.
내 많은 것을 걸고도.

내 비록, 인간성이 나쁘다고 선전하고 다니지만,
비록, 이상한 놈이라 듣는걸 기꺼워 하지만,
여전히 여린 인간의 심장을 들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이 부담스러워 어찌할 수 없는 결국 "인간"으로서...
내 이렇게 물어보고, 이렇게 무너져 가도,
난 듣고 싶어한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의 의무를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 더이상 아니다. 나 결국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 인간의 끝에, 우리들의 마지막에. 어렵사리, 불쌍하게.
언젠가 스스로에게 멍청한 짓을 해 왔다고, 그래서 이렇게 불쌍하게 외톨이로 남았다고 말하게 되겠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구석 구석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겠다. 난 진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석구석을 훑어야만 하겠다. 불행하게도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라서.
단 하나. 나를, 나 자체를 좋아하는, 좋아해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어서 함께 살아가는 많은 욕심을 부려도, 있었으면 좋겠다. 썰렁한 것이 그렇게 심각한 죄악이 아니기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뭐 그리 범죄일까?

얼마 전까지, 내가 거만한 걸까? 겸손한 걸까? 고민을 많이 했다.
물론 나는 이상하다.
여기까지는 알겠는데, 이상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세상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법이니까, 세상이 이상하길 바라는 것이다.
rational.
누군가 나와 같은 사람이 있기를.
그 분이 여성이어서, 나를 사랑해 주기를.
이상함을 받아들여 주기를.
그래. 약하디 약해서 이런 바램이 가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60억 인구가 있는데, 정신나간 사람 나 말고 하나정도 여성으로 있어도 돼지 않을까?
이렇게 정신나간 생각을 계속 해 보는 것이다.

내게 눈부신 세상에,
너무 벅찬 감동을 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조금 용기를 주기를,
humble하게 감히 바래보는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에, 아름다운 그대가 보잘것 없는, 어린, 어리석은 나에게 미소를 보여 주시는 분이 있기를.

여전히 거만한,
아무리 생각해도 겸손함이 없는 제가 소원해 봅니다.
그대와 만나기를, 게으르고 거만한 저를 용서해 주시기를.

그렇게 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또 꿈꾼다.
어리석은 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거만한 세상을 꿈꾸고 마는 것이다.

자, 곧 세상은 무너질 것이고, 아프락사스의 거대한 날개가 나를 후려칠 것이다.
부디~ 부디.
난 내가 옳기를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내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랑스런 세계보다 파괴되는 세계를 원하는 것 뿐이라고, 그렇게 원해보는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